[언론보도] : : 환풍기, 간단치 않습니다...30년 한 우물 점유율 60%의 비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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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22-10-13 조회수 : 1,933 | |
욕실 천장에서 뜨거운 바람이 나와 드라이어처럼 머리를 말리고 실내 공기 청정까지 시켜주는 환풍기, 욕실 거울을 터치하면 바람 세기 조작과 음악 재생까지 가능한 환풍기….
지난달 29일 찾은 경기도 화성의 환기 전문업체 힘펠 본사 2층엔 지금껏 보지 못했던 첨단 환풍용 제품들이 전시돼 있었다. ‘환풍기가 기껏해야 선풍기 팬으로 바람 돌리는 수준 아닌가’ 했던 생각이 여지없이 깨졌다. 김정환(65) 힘펠 대표는 “코로나 이후 환기에 대한 관심이 많이 늘었지만, 여전히 아파트 환기 설비 사용률은 30% 정도에 불과하다”며 “환기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 김정환 힘펠 대표, 환풍기에 30년 매달려 국내 1위
힘펠은 국내 욕실 환풍기 시장 60%를 차지한 1위 업체다. 래미안, 자이와 같은 브랜드 아파트에 기본 장착된 환풍기 절반 이상이 이 회사 제품이다. 원래 주방가구 업체에서 일하던 김 대표는 1989년 힘펠의 전신인 ‘진도정밀화학’을 설립했다. 창업 초기엔 기존 경험을 살려 싱크대·서랍장 손잡이를 주로 만들었다가, 1993년 환풍기 시장에 뛰어들었다. 그는 “싱크대 손잡이 아무리 잘 만들어봐야 사람들은 (당시 납품하던) ‘오리표씽크’ 손잡이라고만 알지, 우리 회사 이름을 알리긴 어려웠다”며 “사명을 걸고 제대로 된 완제품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욕심이 있었다”고 했다.
당시 ‘레인지 후드(주방 환풍기)’ 사업을 하던 거래처에서 욕실용 환풍기 사업도 한다는 소식을 듣고, 김 대표는 “내가 한번 만들어서 납품해보겠다”고 했다. 1년간 시장 조사를 했다. 시중엔 선풍기에 사용되는 프로펠러 팬(fan)으로 만든 제품이 대부분이었다. 팬이 돌면서 욕실의 탁한 공기를 빨아들이고, 환기구를 통해 건물 밖으로 배출해야 하는데 압력이 충분하지 못했다. 그는 “일본에서 환풍기를 사와 하나하나 뜯어보니 비행기 엔진에 쓰이는 ‘터보 팬’으로 강력한 바람을 만들어내더라”며 “똑같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 사출 금형 전문업체를 찾아가 3000만원을 주고 날개 제작을 맡겼고, 모터 소음을 줄이는 데 특화된 업체도 수소문해서 찾아가 첫 제품을 공들여 만들었다”고 했다.
하지만 시장을 뚫기가 쉽지 않았다. 무작정 종로 세운상가를 찾아가 상인들에게 “물건을 좀 팔아달라”고 했지만, 문전박대당하기 일쑤였다. 전국 공사 현장을 직접 발로 뛰면서 “제품을 한 번만 써달라”고 했다. 결국 1997년 한 대형 건설사에 대규모 납품 계약을 따냈다. 전국 신도시에 아파트가 우후죽순 들어서고 있어 욕실 환풍기도 대량으로 필요하던 시점이었다. 회사명이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2010년 회사 이름을 ‘힘센 날개’를 뜻하는 ‘힘펠’로 바꿨다. 싱크대 손잡이 만들던 무명(無名) 기업의 설움을 마침내 떨친 것이다. 힘펠은 욕실 환풍기에 더해, 실내 공기를 환기할 때 빠져나가는 냉난방 공기를 다시 회수하는 ‘실내 환기 시스템’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 나가고 있다.
◇“좋은 물 이어 ‘좋은 공기’ 관심 커질 것”
코로나 이후 공기 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힘펠은 ‘제2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김 대표는 “기존에는 일반 가정과 공공기관 매출 비율이 30% 정도였는데 코로나를 거치며 40% 수준으로 늘었다”고 했다. 지난해 매출 930억원을 기록한 힘펠은 올해 15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 대표는 “사람이 하루에 마시는 공기의 양이 2만L(리터)쯤 된다”며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에 ‘좋은 물을 마셔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며 정수기 시장이 커졌는데, 이젠 3만5000달러까지 늘었으니 ‘좋은 공기’에 대한 관심도 더욱 커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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